드디어 정보처리기사 끝장을 봤다!
작년에 필기 한 번에 합격하고 실기만 2번이나 떨어졌었는데 어제 드디어 마음 한 구석에 있던 숙제를 끝낸 기분이었다. 아직 합격자 발표는 안났지만 가채점 결과 80점 이상이라 안정권으로 합격이다. 2회차는 역대급 합격률이 나올만큼 늘 어렵게 낸다는 소문이 있어서 전날까지도 너무 불안했다. 원래 불안하면 집중을 잘 못했었는데 요즘 명상을 시작해서 그런지 확실히 불안할수록 집중이 더 잘 되는 효과를 봤다! (예민하고 집중 잘 못하시는 분들 꾸준히 명상 한 번 해보세요)
실기 준비는 퇴사하고 Next스터디와 병행하면서 6월 중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작년에 이미 공부했던게 있었지만 올해 다시 보니 새로운 기분이었다.. 확실히 회사 다니면서 공부할 때는 꼼꼼하게 보지 못했나보다
내가 몇 번 떨어지다 보니 주변에서 위로해준다고
'개발자는 자격증이 크게 중요하지 않다더라', '개발만 잘하면 되니 그냥 프로젝트를 하나 더 만들어라'
등의 조언들과 수많은 정처기 무용론들.., 그래도 난 다시 도전했다
나는 왜 이렇게 열심히 따려고 했는가
- 하다가 마는건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내가 진 느낌이 든다고 해야 될까. 뭐든 할거면 끝장을 봐야지
- 개발과는 관련 없는 자격증을 몇 번 따봤는데 성취감이 장난 아니다
- 있어서 좋은건 있지만 없어서 좋은건 없다는 마인드가 생겼다. 즉, 쓸모없다고 생각한 것이더라도 다 나의 자산이다. 이건 퇴사 회고에도 썼던 것 같은데 내가 회사에 다니면서 물경력을 쌓았다고 생각한 부분을 다시 되돌아보게 되었다
- 게다가 준비하면서 전혀 쓸모 없다고 느끼지 않았다. 오히려 많은 도움이 되었다
- 그래서 내가 이렇게 열심히 학습했다는 증거를 남기고 싶었다
회사를 다닐 당시에 준비했던 터라 그때부터 교재를 2번 정도 정독했었는데 그 때도 읽으면서 이해가 가지 않는 개념들이 많았다. (커플링, 스케줄링, 트랜잭션, 네트워크 등등) 게다가 프로그래밍 언어는 C언어, 자바, 파이썬, SQL과 같이 처음 접해본 언어들로 손코딩을 한다는게 생각보다 어려웠다.. 객체 지향 개념에 대해 이해하기 힘들었고, C언어 포인터 개념은 또 왜이렇게 어려운 것인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습할수록 개발의 전반적인 흐름이나 과정을 알게 되었고, 프로그래밍 개념들도 조금씩 감이 잡혔다. 무엇보다 회사에서 팀장님이나 백엔드 개발자들끼리 하는 용어들을 하나씩 알아들을 때마다 뿌듯했다 (*^-°)v (부끄럽지만 배치가 무엇인지도 몰랐습니다..)
이번 회차 난이도(+공부 방법)
열심히 공부한 덕인지 쉽게 나온건지 모르겠지만, 나는 풀면서 쉽다고 느꼈다. 함정 문제가 많았지만 문제만 꼼꼼히 봤으면 풀만한 정도여서 합격률도 꽤 높을거 같다. 특히 모두가 어려워하는 프로그래밍 문제는 9문제가 나왔고 여기서만 두 문제 틀렸다. 심지어 하나는 시간이 없어서 틀린 문제라 아쉬웠다.. 집에 와서 풀어보니 충분히 풀 만한 문제였는데 말이다
아! 다들 정처기 시험 시간이 남아서 빨리 나온다고 하는데 나는 두 번의 실기를 모두 꼼꼼하게 확인 안하고 빠르게 나왔다가 떨어졌었던 경험이 있다.. 그래서 코딩 문제도 2번 이상은 확인하고 이론 문제도 영문으로 쓰라는 것인지, 철자는 안틀렸는지 여러 번 체크했다. 나중에 카페 후기 보니 쉽다고 빠르게 나갔는데 과거의 나처럼 실수한 사람이 은근 많았다. 시험날 꼭 여러 번 확인해서 실수를 줄이자
모든 문제들은 노션에 정리하면서 공부했다. 몇몇 블로그에 기출 문제들이 있었는데 광고가 너무 많아 보기도 불편했고 프로그래밍과 이론은 따로 정리하고 싶어서 만들었는데, 스스로 작성하면서 개념 익히기 좋았다.(물론 시간이 좀 들어가긴 한다..) 문제들은 한 곳에서만 참고하지 않고 여기저기서 많이 가져와서 풀어보고 정리했다. (시나공, 수제비, 흥달쌤, 은우쌤 감사합니다.. 🫶)
내가 한 공부 방법
- 기본서 1회독
- 출제율 높은 단원 한 번 더 읽으면서 정리
SQL응용, 데이터 입출력 구현, 서버프로그램 구현, 애플리케이션 테스트 관리, 소프트웨어 개발 보안 구축, 응용 SW 기초 기술 활용 - 잘 나오는 개념 암기
UML다이어그램/관계, 응집도/결합도, 디자인 패턴, 화이트박스/블랙박스 테스트, 테스트커버리지, 개인키/공개키 종류, 라우팅 프로토콜, 스케줄링 알고리즘, 프로세스 상태전이도, 신기술/보안용어 - 프로그래밍 언어 하루에 5~10문제 무조건 손코딩 해보고 컴파일러로 확인하기. 문제에서 숫자 바꿔가면서 코드 작동 순서 이해
c언어: 포인터, 재귀, 구조체
java: 상속, static, 메서드 기능
파이썬: 주요 내장 함수 기능, 정수 범위
SQL: 기본 작성틀 외에 DISTINCT, CASCADE, RESTRICT, UNION 등 암기
시간 투자한 만큼 결과가 나오니 쉽게 생각하고 대충 공부했다간 나처럼 여러 번 쓴 맛을 볼 수도 있다
후기
아무래도 내가 이 길을 오래 가기 위해서는 개발 실력뿐만이 아니라 내가 다루는 도구의 지식이 필요하다. 무작정 전공 서적을 구매한다고 한들 내가 그 책을 볼 리가 없다. 그래서 나는 이번 기회에 얉게라도 CS지식을 쌓은 것 같아 만족스럽다. 완전히 익히진 못했더라도 한 번 듣고 나면 나중에 이 개념을 맞닥뜨렸을 때 어색하진 않을테니 말이다.
'난 프론트여서 C언어, 자바 안써~', 'db 안만질거라 sql 몰라도 돼~', '전공하면서 배운건데 굳이 왜 따'
그렇게 생각한다면 본인의 성장은 딱 거기까지겠지 언젠가는 열심히 하는 신입들한테 따라잡힐테고 나는 이게 무서워서라도 노력할 것이다. (따라잡힌다는 사실보다는 제대로 알지 못하는 부끄러운 선배가 될까봐..)
비전공자 운운하고 싶지 않지만 확실히 2~4년 동안 배운 전공자들에 비해 나는 아직 턱없이 부족하다 (용어나 코드 이해 속도 등등..) 그래서 그들과 동등선까지 따라잡기 위해 더 노력해야 했다. 아직 한참 멀었지만 투자할 시간은 앞으로도 많으니깐 (*•̀ᴗ•́*)و ̑̑ 안심하고 놀고 먹는 전공자들은 나같은 비전공자 보면서 위기 의식 좀 느꼈으면 좋겠다. 왜냐면 내가 가려는 이 길에는 모두가 열심히 해서 서로가 서로를 도우면서 같이 성장하는 사람들이 많았으면 좋겠거든.
그리고 산업인력공단에서 실무에 맞춰 계속 문제를 업그레이드 하고 있는 만큼 더 이상의 정처기 무용론은 사라졌으면 좋겠다
+ 수제비 카페에 올린 후기에 누군가 이렇게 좋은 댓글을 남겨주셨다. 작든 크든 하나씩 성취감을 쌓아가면서 계속 도전을 하고 쉽게 포기하지 않는 힘을 기르자! 후기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