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회고
다사다난했던 2024년, 회고를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한 해 뿐만이 아니라 앞으로는 종종 회고를 하려 한다. 아마 글을 작성하고 마치기까지 꽤 긴 시간이 걸릴 것 같다. 아직은 내가 쓴 글을 남들에게 보여준다는 것이 조금 부끄러워 여러 번 수정하느라 오래 걸리겠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초심을 잊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미래에는 지금보다 더 나은 내가 됐으면 하는 마음에 천천히 작성해보겠다.
잘가, 2024년
2024년은 나에게 혹독한 한 해였다. 좋은 일도 있었지만, 힘들었던 일이 더 크게 다가왔기 때문에 힘든 시기를 보냈던 것 같다.
가장 임팩트 있던 일은 내가 퇴사를 했던 것이었다. 연구소 사람들 모두 나랑 잘 맞고 좋은 사람들이었기 때문에 오래 다닐 생각이었으나 2024년 초부터 잦았던 임금 체불이 나를 불안하게 만들었다. 또, 사람 때문에 스트레스 받는 일도 있었지만 이건 퇴사에 큰 영향을 미치진 않았다. 최근에 아직 회사를 다니고 있는 전 직장 동료를 만났는데 인원은 많이 감축되었지만 여전히 잘 다니고 있는 사람도 있고 회사 운영도 어느 정도 되고 있다 해서 그래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복지도 좋았고, 주변 사람들도 좋았는데 내 멘탈이 약했나 싶기도 하지만 임금 체불에 존버가 답은 아니란 생각이 들기도 한다.
어찌 됐든 나는 5월 달에 퇴사를 하고 약 6개월 동안 취업 준비를 했다. 누구나 그렇듯이 아마 이 시기가 가장 자신감이 떨어지고 힘든 시기가 아닐까 싶다. 솔직히 초반에는 금방 취업이 될 거란 생각에(무슨 자신감이었을까) 취업과 관련된 준비보다는 운동이나 스터디, 마라톤 참가, 컨퍼런스 참여, 자격증 준비 등 내가 해보고 싶은 것들이나 흥미로운 것들을 이것 저것 찾으면서 즐겼다. 그러다 8월 말부터 본격적으로 이력서를 작성하고 지원하기 시작했다. 생각했던 것보다 면접 제의가 꽤 들어왔음에도 불구하고 면접을 볼수록 스스로의 부족함이 드러나면서 자신감이 점점 떨어졌다. 자신감 부족은 곧 면접 스킬 감소로 이어지고 연달아 최종 탈락을 했다. 게다가 그 시기에 추석 연휴가 겹치면서 새로운 공고도 없어 더욱 지쳐만 갔다.
강한 줄 알았는데 나약했던 나
예전부터 늘 먼 거리로 학교를 다니거나 2년 넘게 장거리 출퇴근을 하면서 나는 굉장히 강한 사람인 줄 알았다. 독립심도 강했기에 모든 혼자서 다 해내고 이겨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건 그저 체력이 강했을 뿐, 내가 생각보다 쉽게 스트레스 받는 약한 멘탈을 가졌단 걸 회사를 다니면서 깨달았다. 퇴사도 그렇고 이번 취업 준비를 하면서도 느꼈다. 하지만 계속 이렇게 약한 멘탈로 살아가기엔 내가 손해 보는 것이 너무 많고, 이루고 싶은 것도 절대 이룰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스로 극복하고 변화시키고 싶었다. 그래서 더욱 지쳐가는 시기에 어떻게 멘탈이 나가지 않고 건강하게 극복할 수 있을까 생각했다. 나의 부족함을 위해 지식을 더 채우는 것이 정답일 수도 있겠지만, 나는 나를 더 알아가는 시간을 갖기로 했다. 더 열심히 뛰고, 매일 같이 명상을 했다. 명상 외에도 도서관에서 풍경을 바라보며 멍 때리는 시간을 가지기도 하고, 책도 열심히 읽었다. 뇌에 휴식을 주고 끊임없이 스스로를 위로하며 취업에 대한 불안함을 없애려고 많이 노력했던 것 같다.
그래도 그 와중에 틈틈히 면접 연습을 위해 직접 면접 모임을 만들어 사람들과 함께 면접 질문을 정리하고 연습했다.
사이드 프로젝트에도 참여했다. 이건 취업을 위한 준비보다는 아직까지 나에겐 개발이 너무 재밌기 때문에 무엇이든 사람들과 함께 기획하고 소통하며 개발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또, 개발에 열중할 때는 그 어떤 잡생각도 들지 않으니 무언가 집중할 것이 필요하다고 느껴 참여하게 됐다.
그래도 결국 해냈다
6개월 간의 노력 끝에 내가 단 한 가지 목표했던 B2C 서비스를 하는 회사에 취업하게 되었다. 많은 유저가 있길 바랬지만 이제 막 만들기 시작해 1월 달에 출시할 예정인 서비스였다. 아쉬웠지만 처음부터 서비스를 만들어 가는 것도 좋은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11월 중순, 프론트엔드 개발자로서 나의 두 번째 회사에 입사하게 되었다. 긴장 반, 설렘 반으로 한 달이 어떻게 갔는지도 모르게 흘러갔다. 아직까지는 일도, 사람도 너무 어색하다. 내가 잘하고 있는게 맞는 지도 모르겠지만 내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면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잘 부탁해, 2025년
나는 목표를 정해놓고 살아왔던 적이 없던 것 같다. 흘러가는 대로 살다 보니 내 인생이 마음에 안드는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항상 잘못된 선택을 했다고 스스로를 다그쳤었는데 그런 선택을 한 것에는 아마 내 경험치 부족일 것이다. 사람은 목표를 정해서 하나씩 이뤄나가면서 성취와 성장을 얻게 되는 것인데 이걸 왜 이제야 깨달았나 싶다. 아니, 이제라도 깨달은 것이 다행이다. 안그랬다면 여전히 절반 이상의 삶이 물 흐르듯 살아갈테니 말이다. 물론 그렇게 살아도 본인이 만족한다면 상관없겠지만 나는 아직 만족스러운 삶을 살고 있지 않다. 노력과 실력에 비해 큰 욕심을 갖고 있는데, 이루기 위해서는 차근차근 작은 목표부터 세워가면서 이뤄가는 습관을 들이도록 하자.
목표
너무 많은 것을 이루려고 하다 보면 금방 지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딱 아래 5가지만 확실하게 지켜서 2025년 회고를 멋지게 써보자!
- 깊게 파본 내용으로 블로그 2개 이상 작성하기
- 사이드 프로젝트
- 영어 공부
- 경제 공부
- 하프 마라톤 참여